제품이 만드는 문화가 곧 회사, 
INAX
우리는 흔히,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고 말한다.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일을 해야 하고, 하루 세끼를 먹어야 하며,
 하루 중 일정한 시간은 특정 장소에서 주어진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전세계 대다수의 사람이 비슷하다. 하지만 이런 ‘생존’에 
관련된 것들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을지 몰라도, 그것을 둘러싼 ‘문화’에 있어서는 꽤나 다양한 차이가 존재한다.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만 해도 음식을 나누어 먹지 않고, 각각 먹을 만큼 나눠주는 히토리마에(1人前)의 음식 문화지만, 우리의 음식 문화는 다같이 
먹는 것처럼. 이런 음식 문화의 반대편에 있는 화장실의 모습 또한 다르다. 우리의 화장실은 욕조와 세면대 변기가 한 공간 안에 
있지만, 일본은 욕조와 화장실 공간이 분리되어 있다. 이렇게 분리되는 경우 공간의 효율성이 좋아진다. 한 사람은 손을 씻는 동시에
 다른 사람은 볼 일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공통점도 있다.
우리도 그렇지만 일본 역시 깨끗한 화장실을 중요시 하는데,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기억대로라면 우리는 1986년의
 아시안게임, 1988년 올림픽을 맞이해 대대적인 환경정비 사업이 벌어졌다. 일본의 화장실 문화와 환경개선은 이보다 조금 앞선 
1985년을 기점으로 한다. 그 당시 일본의 공공화장실은 대단히 지저분했는데 바로 이것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던 회사가 있으니, 
바로 오늘 소개할 INAX다. INAX(이낙스)는 1985년 타일로 화장실 공간을 예쁘게 꾸며 타일 제품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일본
 전역에 회사를 알리게 된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먼저 문화를 만들고 제품을 소개하는’ 방식을 무려 25년 전에 사용한
 것이다.
INAX는 1985년에 사명(社名)을 INAX로 변경했고, 올 4월이 되면 25주년을 맞는다. INAX가 되기 전에는 
도자기를 만드는 회사를 의미하는 이나제도 주식회사였다. 과거에는 건축가를 상대하던 회사였지만, 오랫동안 회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활문화를 만드는 것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서는 일반 소비자에게 회사를 알리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INAX는 사장이 오른쪽으로 가라 해도 다른 쪽으로 가는 직원들이 있는데, 결국 최종적으로 하나에서 만난다. 이런 자유로운 
발상에서 나오는 생각들이 사용자에게 더 좋은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INAX의 힘이다. 또한 1985년의 화장실 환경 개선 운동 
역시 고객을 먼저 생각하고 제안하는 활동의 일환이었다.
현재 일본 전역에는 60개의 INAX 쇼룸이 있다. 얼리어답터가 찾아간 첫 번째 쇼룸은 INAX의 본사가 자리잡고 있는
 나고야 중심부에 위치한 쇼룸. 단순히 각각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더 즐겁고 편안한 생활을 위한 시스템을 통해 문화를 
전달하는 기업인 만큼, 각 제품들의 단품 전시와 함께 공간 안에 제품이 구성된 모습과 함께 대다수의 제품을 직접 시연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1층은 주방과 욕실에 관련된 단품과 시스템이 소개되어 있고, 2층은 다양한 내외장 타일이 주를 이룬다. 정말 다양한
 제품군 중에 관심을 끌었던 것은 다음과 같다.
기술이 발전해도 꽤 오랫동안 변화가 없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양변기. 하지만 INAX는 이 양변기에 다양한 기능들을 
부가시켰다. 대표적인 제품은 다양한 기능을 가진 SATIS와 SATIS의 모든 기능에 디자인을 강화한 플래그십 제품 라인인 
REGIO다. 일단 눈에 띄는 것을 이야기 하자면, 변기 앞에 서면 자동으로 뚜껑이 열리며 일을 보고 일어서거나 물러나면 자동으로
 물이 내려가고, 알아서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린다(이때 용변의 종류에 따라 알아서 물의 양을 조절하는 똑똑함도 가지고 있다). 
또한 모든 기능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벽부착 리모컨은 일을 보는 동안 음악을 들려주며, 밤에는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일을 볼 때 
변기 커버가 열리면서 변기 내부에 조명이 켜진다. 한번 잠이 깨면 다시 잠이 들지 않는 사람들에게 정말 유용한 기능일 것.
양변기의 필수 요소인 청결함의 측면도 꼼꼼하다. 비데 기능의 경우, 스스로 노즐을 세척하기에 위생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항상 물이 들어있는 도기 내부에는 15년 동안 효과가 지속되는 프로가드(Proguard)처리와 함께 표면흠집 방지를
 위해 지르콘을 함유한 도기 표면으로 청소에 의한 흠집에 강한 것은 물론이고, 흡집 사이에 물때가 끼지 않는다. 또한 용변의 
종류에 따라 REGIO의 경우는 용변의 종류에 따라 6리터와 5리터(SATIS는 5리터와 4리터)의 물을 스스로 판단해 
조절함으로써 환경 보호에도 일조한다. 특히 REGIO는 물이 내려갈 때 소음이 없어 최근 문제가 되는 아파트의 층간 소음 등의 
기준을 만족시키는 제품이며, 도기와 플라스틱 재질 모두를 동일한 색상과 무광의 느낌으로 만들어 디자인적 만족감도 매우 높다.
일본의 목욕 문화는 몸을 물에 담그는 것이 기본. 일본 사람들의 다수는 이렇게 목욕을 해야 기분이 좋다고 느끼는데, 이런
 경우 물도 많이 쓰고 물을 데우는 과정에서 CO2도 많이 발생한다. 그래서 INAX는 몸 전체를 담그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발휘하는 샤워타워인 Aquaneo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머리 위에서 물이 떨어지는 일반 샤워기와 달리 물이 전신에 효과적으로 
분사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절수 효과는 물론 욕조에 몸을 담근 것과 비슷한 만족감을 전달하는 제품이다.
실제 주방에서 일을 하다 보면, 손에 무엇인가가 묻거나 미끄러운 손으로 수도꼭지를 돌리거나 스위치를 올려 물을 트는 
과정이 수월하지 않다. 물론 물을 잠그는 과정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에 물을 그냥 흘려버리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손에 뭔가가 
묻은 상태에서 수전의 스위치를 만지게 되면 나중에 또 청소를 해줘야 한다. 이런 불편함을 개선한 제품이 바로 Navishi. 
상부에 터치센서가 있어 수전에 손을 대지 않고도 물을 나오게 할 수 있으며 손을 떼는 즉시 물이 잠기는 수전으로 편리함은 물론 
물절약까지 생각한다.
맨발로 화장실 바닥 타일을 밟으면 차가운 것이 일반적인 현상. 하지만 INAX의 Thermo-floor 타일은 타일 
내부에 공기층을 만들어 타일 아래쪽의 한기가 발까지 올라오지 않는다. 또한 화장실 바닥용 타일 중에는 미세한 두 종류의 요철을 
가진 타일도 있다. 한 요철은 샤워를 하면서 사람의 몸에서 떨어진 피지나 때가 고착되지 못하게 하며, 다른 요철은 물과 친한 
‘친수성’을 가진 요철이다. 물을 쉽게 끌어들일 수 있는 구조로 별도의 세제 없이 물청소만으로도 깨끗한 바닥을 유지할 수 있는 
타일이다.

사실 국내에도 건물 내부에 INAX의 타일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에코카라트(Ecocarat)다.
 이미 에코카라트는 국내에서도 6년째 판매 중이고, 매년 10만제곱미터가 판매되고 있는데, 표면에 미세한 구멍이 있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새집증후군에 자주 언급되는 화학물질들을 타일이 흡착해 아이들이 아토피나 비염에 좋은 효과를 발휘하며, 스스로 실내의 
습도를 조절해 항상 일정한 습도를 유지시켜주는 똑똑한 타일이다. 그런가 하면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을 위한 타일도 있었다. 
애완동물이 타일 위에서 잘 미끄러지지 않는 동시에 애완동물의 발톱에 의해 상처가 잘 나지 않는 타일까지. 생각지도 못했던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기능들을 가진 타일이 가득했다.
고객이 요청하는 것을 만족시키다 보면 사회 정의에 반하는 일이 생긴다. 더 빠른 자동차를 원하지만, 실제로 출시되어 
달리게 되면 큰 문제가 될 것이다. 비행기, 큰 집 역시 사회악이 될 수 있다. 그래서 INAX는 고객의 니즈와 제품의 밸런스를 잘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생각해보면 인간은 사치스러운 면이 있는데, 옷도 그렇고 의자 없이 바닥에 앉는다면 환경은 보전될 수
 있지만, 생활의 레벨을 올린 상태에서 5~60년 전으로 돌아가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을 만족시키는 동시에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의제 중 하나다. 또한 제품을 만들면서, 기존 제품들이 가진 단점이나 불편한 
점을 끊임없이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이 독특한 기능을 가진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힘이었다.
이런 다양한 라인업의 제품을 만들고 있는 INAX의 역사는 무려 1766년부터 시작한다. 초기에는 도자기 작업으로 명성을
 얻었는데, 이후 토관을 만드는 산업용 도자기 쪽으로 노선을 바꾸게 된다. 이 회사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이자, 유기건축론의 맹주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 그는 일본에 호텔을 지으며 
노란색의 타일을 가져 왔고, 그것으로 건물을 짓고 싶어했다. 당시 일본에는 적색 벽돌을 주로 사용했던 시기고, 그의 요구 수량인 
4백만 장의 타일을 만들기 위해서는 별도의 시설이 필요했다. 이윽고 나고야의 도코나메 지역에 있는 벽돌 제작소가 생겼고, 이곳에 
이나세이도의 사람들이 기술고문을 담당하게 되는데, 공장이 철수되던 시점 기술고문(5대째인 하쯔노조와 그의 아들)은 48명의 
종업원과 기자재를 인수해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INAX의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맞닥뜨렸을, ‘한번도 만든 적 없었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했던 
어려움‘을 극복하는 장인정신은 바로 이 사건으로부터 시작된 것 아닐까? 이런 회사의 역사와 함께 인류의 거주 문화를 그대로 
반영했던 타일과 변기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세워진 것이 바로 INAX Live Museum이다.
이 박물관은 INAX가 가지고 있는 6천 점의 소장품 중 1천 점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단순히 보고 듣는 박물관의 
기능을 넘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체험의 공간이 될 수 있는 박물관으로 만들자는 취지로 Live 
Museum이란 이름을 붙였다. 구성은 다양한 시대와 장소의 다른 타일을 보여주는 ‘세계 타일 박물관‘, 과거에 사용하던 거대한 
가마와 과거의 변기나 테라코다에 관련된 것들을 전시하는 ‘가마광장‘, 건축가와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위한 ‘타일링 라보‘,
 일반인의 체험을 위한 ‘도카쿠‘ 공방, 타일과 도자기의 원료가 되는 흙에 관련된 ‘흙/진흙관‘의 다섯 가지 시설이다.


동서양 장인의 만남을 통해 소량의 예술품이 대량의 생산체계를 갖추게 된 이후, INAX는 사용자를 생각하는 장인의 
관점을 중요시하는 회사다. 현재는 고객의 필요를 먼저 생각해 다양한 기능의 제품을 만들고 있다. INAX는 이런 제품들을 통해 
화장실뿐 아니라 욕실의 문화를 바꾸었다. 일본의 욕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공간의 제약을 받아 작아지기 시작했는데, 
INAX는 유니트 바스 시스템(Unit Bath System, 일체형 욕실 시스템)을 개발해 해결했다. 그렇다면 이들이 생각하는 
스스로의 미래는 어떤 것이었을까?
INAX는 항상 생활공간을 제공했을 때 편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하고 있다. 이런 고민을 통한 제품이나
 문화의 제안이 사람들의 “잠재의식과 공명”을 했을 때 제품이 팔리고, 제품이 많이 팔렸을 때 문화가 형성되는 것이다. 사실 
사람들은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INAX는 먼저 사용자의 필요를 고민하고, 제품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앞으로도 이런 필요에 대한 것들을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할 예정이다. 분명한 것은, 제조과정은 
물론, 사용의 과정에서 CO2 감축 노력처럼 지구의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을 기반으로 할 것이라는 점이다.
멋지지 않은가. 잘 만들어진 제품이 잘 팔리고, 제품이 잘 팔려 사용자가 많아지면, 거기에서 바로 문화가 형성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회사라니. 최근 국내서도 제품을 통해 만들어지는 문화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의견들이 많은데, INAX는 이 사실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던 셈. 앞선 생각을 가진 사람이 주목을 받는 시대인 것처럼, 앞선 생각을 가진 회사가 만드는 제품에서는 
불편이나 불만족스러운 부분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태그 : INAX, 이낙스, 화장실, 타일, 일본, 양변기, 쇼룸, 에코카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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